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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네의 시

가인하우스달삼점 2013. 2. 9. 22:12

선 언                              박화성

어둠의 장막이 내려오면 바다는 더욱 더 광포해 지다.

나 바다가에 홀로 앉아서

춤추는 하얀 파도를

바라보고 있노라

그리고 내가슴

바다와 같이 부풀어 올라

깊은 향수가 내 마음을 사로 잡도다.

정다운 모습아

그대 위한 이 鄕愁

그대는 어느 곳에서도

그 어느 곳에서도...........

바람부는 소리에도

파도치는 소리에도

나 자신을 가슴에서

나오는 한숨 속에서도...........

가느다란 갈대를 꺾어

나는 모래 위에 쓴다

<아그네스 ,나 그대를 사랑하노라!>고

그러나 심술궂은

물결이 밀려와

이 즐거운 마음의 고백을

그만 힘도 안들이고 지워 버렸노라




연약한 갈대여,

힘없이 허물어 지는 모래여,

훌러가 부서져 버리는 파도여

나는 이미

그대들을 믿으려 하지 않노라!

하늘은 어두워지다

내 마음은 황막해지다

나 억센 손으로

저 노르웨이의 삼림에서

제일 높은 전나무를 뿌리채 뽑아

그것을 에트나의 불타오르는 저 새빨간 噴火口에 넣었다가

그 불이 붙은

거대한 붓으로

나 어두운 저 하늘을

바탕삼아 쓰겠노라

<아그네스, 나 그대를 사랑하노라!>고




그렇게 한다면

밤마다 저 하늘에

영원한 火焰에

그 글자는 영원히 타고 있으리,

그리고 뒤이어 쉴 새 없이

출생하는 후예들은

환호를 올리면서

이 하늘의 文字를

읽으리라

<아그네스, 나 그대를 사랑하노라!>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입니다)

朴花城,(1904.4.16~1988.1.30) 년보

목포 출생. 1926년 숙명여고 졸업, 1929년 일본여자대학 문학부를 수료하고 작가생활에 들어갔다.

1961년부터 1973년까지 문인협회이사, 1965년에는 여류문인협회 회장에 선임되었고,

1966년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이 되었다.
 한편 1964년부터1973년까지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중앙위원을 겸하고, 1968년에는 여류문인회장,

 1972년에는 동고문이 되었다. 1974년 펜클럽 고문, 같은 해 한국소설가협회 상임위원으로 피선되었다.

예술원상·한국문학상·목포시 문화상·이대(梨大) 문화공로상·은관(銀冠) 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저서에는 《백화(白花)》, 《사랑》, 《고개를 넘으면》 등 18편의 장편소설과 《햇볕 내리는 뜰악》, 《홍수전후(洪水前後)》, 《잔영(殘影)》, 《휴화산(休火山)》 등의 중단편소설 및 수필집 《추억의 파문》, 《순간과 영원 사이》과 자서전 《눈보라의 운하》가 있다.

가정적으로는 삼형제를 두었는데 큰 아들 천승준 선생은 동아일보 편집위원을 지냈고 둘째인 천승세 선생은 소설가이자 시인, 셋째 천승걸 선생은 서울대 영문과 교수로 재직중으로 모친의 재능을 잇고 있다.

본 작품은 작가의 소설 “창공에 그리다”중에 삽입된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