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호호....

2015년 1월 27일 오후 10:29

가인하우스달삼점 2015. 1. 27. 22:33





2007/10/31 06:22

목욕탕 풍경

                                                                     (잠시 옛날 아부지와 함께하던 목욕 .....   추억에 젖어 봅니다.)

어떤 노인이 몸도 무겁고 팔다리도 피로하여 요즘 집 근처에 새로 개업한 찜질 목욕탕에 갔다.

탕에 들어가 몸도 풀고 샤워도하고 이리저리 씻고 머리도 감으며 팔이 부드럽지 못하여 등 쪽은 목욕 수건으로 대충 닦으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한 쪽을 보니 젊은이가 한 노인을 열심히 비누칠을 하여 등을 밀어드리고 몸 구석구석을 씻어드리며 팔다리도 정성을 다해 주물러 드리고 있는 것을 보며 참 보기도 좋고 부럽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노인이 풍으로 몸이 마비되어 혼자 움직이기가 어려운 분인가.

그래서 아마 아들이 모시고 온 거겠지.'

하고 생각하다가 노인이 먼저 목욕을 마치고 나가서 쉬고 있는 사이에 젊은이에게 다가가

‘노인이 아버지십니까. 참으로 효자를 두셨네요.' 하고 말을 걸었다.

그러자 젊은이는 ‘예 그렇습니다.’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부자분이 정답게 목욕을 하시는 것을 보니 참 보기 좋습니다. 요즘은 보기 어려운 모습이네요.’하니

‘저는 어려서부터 목욕탕에는 늘 아버님과 함께 다녔습니다.

어릴 때에는 언제나 아버지가 제 몸을 구석구석 닦아주셨지요.

제가 큰 후로는 서로 닦아 주다가 지금은 아버님이 기력이 없으시니 제가 살펴드는 것이지요.’하는 것이었다.

평범한 말 같지만 심금을 파고드는 천금같은 한마디였다.


목욕을 마치고 나와 쉬면서 행복한 부자의 모습을 보며 자기를 돌아보게 되었다.

자기도 남 못지않게 자식을 두었고, 잘 가르쳐 출세도하여 남들이 부럽다고 하지만 실상 자기 곁에는 저렇게 정성으로 신변을 보살펴줄 자식은 하나도 없는 것이아닌가.

뒤돌아 생각해 보니 젊은 시절에는 직장과 일에 얽매어 바쁘다는 핑계로 자식들을 손끝으로 보살피지 못했고, 다정하게 목욕탕 한 번 같이 가 본 일이 없으니 자식들이 부모의 이런 심정을 생각을 해 보기나 했겠는가.

하기야 나 자신도 공부한다, 일한다, 바쁘다는 핑게로 평생 부모님께 저런 다정한 정을 한번도 드리지 못했으니 무슨 할 말이 있으며 그러니 노년에 부모님의 외로움은 또 어떠했겠는가.



몸은 늙어 가는데 자식들은 제 살기 바빠서 한달에 안부전화 한번 오지 않을 뿐아니라, 막상 몸져 눕는다 해도 남의 신세를 져야할 판이니 이렇게 덧정 없이 시들어 가다가 어느 날 세상과 인연이 끊어질 것을 생각하니 너무도 허전하였다.

천금으로도 살 수 없는 가정의 화목과 말년의 행복이 너무도 부러웠다.

저런 행복한 생활이 하루아침에 일어난 일이 아닐진데 누구를 탓하겠는가.

이게 다 내 부모와 자식들에게 조차 다정히 보살피지 못한 내 잘못이었으니.....



목욕탕을 나오는데 한 젊은이가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들어오는 모습이 오늘 따라 예사롭지 않게 보였다. 저렇게 현명한 사람들의 모습이 어째서 이제야 내 눈에 보이는 것일까.

곱고 고운 단풍은 작별을 기다리고 가을 잎새 뿌리로 돌아간다지만 세상 일이 종과 득과(種瓜得瓜)요,

자업자득(自業自得)이로구나.


07. 10. 31. 진솔.